울산의 울주문화원 향토사연구회에서 이사님과 소장님 모두 15명이 안동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안동에 도착 안동간고등어 정식으로 식사를 하고는 안동하회민속탈춤을 관람했다. 날씨가 더워서 시원한 공간에서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화산고택 서애 선생님의 형을 모신 묘우에 문밖에서 큰절도 예의를 갖추고는 서원에 계신분이 좋은 책을 선물로 주셨다. 날은 덥지만 부용대에 빠른 걸음으로 다녀와 15인승 벤에 올라 하회마을로 이동했다. 강이 돌아가는 강변에 만 그루 소나무가 있다는 만송대에서 부용대를 위로 올려다보니 그곳 주변이 다 절경이었다. 풍산류씨 마을을 돌며 종택도 보고 유물 전시관도 관람했다. 그후 화산을 옆으로 두고 병산서원으로 향했다. 아직도 도로 포장이 안된 길을 따라 얼마를 들어 갔더니 오래전에 와 봤던 병산서원이 나왔다. 에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반겨주는 만대루 건물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병산서원에 들어가서 하루의 선비체험을 하기위해 서원에 준비된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책상 앞에 앉았다. 하루 만이라도 선비가 되어보자는 심정으로 앉았는데 모시에 쪽염색옷을 입고 신식 모자를 쓴 훈장님이 나오셨다. 노트북으로 강의를 하시는 모습을 보니 옛날 훈장님이 아니시라 다행이다 싶었다. 교재도 준비해 주셔서 참 좋았다. 입교당 마루바닥이 시원하니 좋았다. 일인용 책상에 양반다리를 하고 강의를 들으며 힐금힐금 만대루를 바라보았다. 강의를 들은 후 묘우당에 올라가 서애 선생과 배향된 분은 서애 선생의 세째아들 류진의 위패를 개독해 주시어 참배를 드리는 예를 갖추었다. 나라를 안위를 걱정하신 분의 위패를 가까이서 뵈니 새삼 풍산류씨 서애 선생의 업적이 떠오랐다.
서원 마당에는 밤 8시에 잠자면서 듣는 음악회 준비로 예전에 내가 왔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서애 선생의 후손들이 직접 찾아오는 방문객을 맞아주었다.
드디어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서원의 고즈녁한 여유를 즐길 준비를 하고 만대루에 앉았다. 자면서 듣는 슬립 콘서트가 어려운 시기에 잠들지 못하는 자들에게 밤하늘의 별을 보며 치유의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서원에서 딱딱한 글읽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복작한 세상사를 잠시잠시 음악을 들으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순간 변신하니 이렇게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준비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있어서 우리는 그것을 누리지만 정말 귀한 체험이라 또 기회가 되면 이런 체험을 해 보고싶다. 마지막으로 아쉬운점은 주변에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며 밤에 포가 큰소리가 들려서 감상의 분위기에 오점을 주었다.
병산서원에서의 선비체험과 잠자면서 듣는 음악은 내 삶의 조중한 추억으로 마음에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