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소중한 추억의 3일 이었습니다.
한국건축 중 제일 사랑하는 이 고건축에서 2박을 스테이 할 수있었다는 점에 2022 세계유산축전 안동 관련 관계자분들과 병산서원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매끼니 맛있는 한식식사 대접과 안락한 스테이 공간, 챙겨주셨던 간식들 .. 3일동안의 건축기행이 포함된 프로그램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라, 평소 한국 전통건축을 자주 찾는 편이었는데,,, 개인적으로만 방문할 생각만 했고 이런 유익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몰랐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승효상 건축가가 안동 하회마을에 [이동하는 유산]이라는 임시 건축물의 전시공간 설계를 맡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행사가 있다는걸 통해통해 알게되었습니다.
▲ day1. 강의를 들은 후 휴식시간에 찍은 사진입니다. 강의해주신 선생님의 착장이 중첩된 입교당과 만대루, 병산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 예(禮)의 본질은 구별이며 악(樂)의 본질은 동화" 라 했듯, 만물은 순서에 의해 생존하며 친화하고 화생(化生) 할 수 있다. 병산서원의 건축적 질서도 이와 같아서 하늘처럼 항상 고요하며 시공으로 지속되는 중용의 도리로 위압하지 않는 순서와 친화의 체계를 가지며, 그 생명적 체계는 만대루로 인해 완성된다.
병산서원은 배산임수하여 안산과 멀리 있는 조산을 관망하는 일반서원과 달리, 앞산이 막고 있어 답답하고 급히 흐르는 강물로 인해 지기(地氣)가 쌓일 틈이 없는 터라고 한다. 그러나 동서재의 툇마루와 만대루의 수평으로 긴 빈 공간은 무한 공간이 되어, 그 사이로 보이는 병산을 없을 듯 비어있게 하여 산음(山陰)으로 시야를 맑게 틔운다. 누마루의 높은 곳에서 물을 내려다보고 산을 마주하게 하여 높은 산을 낮게 만드는 건축으로 자연을 완성한다. 또한 정면에선 강직하나 측면에선 곡직한 기둥 위에 떠 있는, 만대루가 좌우를 가려서 끝이 보이지 않게 한 수평의 빈 공간 사이로 낙동강 천강(天江)이 되어 공중으로 흐른다. 강물은 잔잔하게 흘러서 도도하며 "천지(天地) 저 밖으로 아득히 흘러" 태연(太然)하다.
이곳에선 구속되지 않는 것이 구속이다. -명묵의 건축- 중에서
위 구절은 좋아하는 책 명묵의 건축중에서 병산서원을 표현한 문장중 일부입니다. 이번 병산에서 3일을 지내며 한국 건축의 미학을 경험하며 이 곳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이 깊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건축적 미학으로만 바라봤던 태도에서, 문화재의 소중한 가치와 유산으로서 오랫동안 지켜야겠다라는 소명감도 갖게해준 의미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지키기위해 공간 디자인쪽에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재능기부등의 봉사는 뭐가 있을까에 대한 넓은 고민도 해보게 되었어요.
병산서원 건축의 감동이 가시지 않아, 문화재청에 등록된 도면도 찾아보고 만대루의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경험하게해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