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국역 징비록

36. 원호元豪가 왜적을 쳐부숨

  • 관리자
  • 2021-08-07 오전 9: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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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江原道조방장助防將원호元豪가 왜적을 구미포龜尾浦에서 쳐서 이를 섬멸시켰다.

그는 또 춘천春川에서 싸우다가 패하여 죽었다.

이때 왜적의 대진大陣이 충주忠州와 원주原州에 있었는데, 그 병영이 서울에까지

연달아 있었다. 충주忠州에 있는 적들은 죽산竹山․ 양지陽智․ 용인龍仁의 길을 왕래하고,

그 원주에 있는 적들은 지평砥平․ 양근楊根․ 양주楊洲․ 광주廣州등지로부터 서울에이르려고 하였다.

원호元豪는 왜적을 여주驪州의 구미포龜尾浦에서 쳐서 섬멸시켰다. 이천부사利川府使

변응성邊應星은 또 배에 활쏘는 군사를 싣고 안개 낀 틈을 타서 왜적을 여주의 마탄馬灘에서

맞아 쳐서 적을 죽인 것이 자못 많았다. 이로부터 원주原州왜적들의 길은 드디어 끊어져서

모두 충주忠州의 길을 경유하여 다니게 되었고, 이천利川․ 여주․ 양근陽根․ 지평砥平등

고을의 백성들은 왜적의 칼날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사람마다 원호의 공이라고 생각하였다.

순찰사巡察使류영길柳永吉은 또 원호를 재촉하여 춘천春川의 왜적을 치게 하였는데,

원호는 벌써 적을 쳐서 이겼으므로 자못 왜적을 깔보는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춘천의 왜적들은 원호가 장차 쳐들어올 것을 알고 복병을 베풀고 기다렸다.

원호는 이것을 알지 못하고 나가다가 왜적의 복병이 일어나 드디어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이에 있어서 강원도江原道한 도道에서 왜적을 막아 낼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