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순신李舜臣을 기용하여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로 삼았다.
한산도閑山島가 왜적에게 패하였다는 보고가 이르자, 조정[朝] ․ 민간[野]이 다 크게
놀라 어찌할 줄 몰랐다. 임금께서는 비변사備邊司의 여러 신하들을 불러 보시고 이
에 대한 대칙을 물으셨으나, 여러 신하들은 너무도 당황해서 대답할 바를 알지
못하였다. 경림군慶林君김명원金命元과 병조판서兵曹判書이항복李恒福은 조용히 아뢰
기를,
“이것(수군이 한산도에서 패망한 것)은 원균元均의 죄이오니 마땅히 이순신李舜臣
을 기용하여 통제사統制使로 삼을 방도뿐입니다.”
하니, 임금께서는 그 뜻을 따르셨다.
이때 권율權慄은 원균이 패하였다는 말을 듣고 벌써 이순신으로 하여금 가서 남
아 있는 군사를 거두어 뒷일을 수습하게 하였는데, 왜적들은 바야흐로 기세를 올
리며 덤벼들었다. 이순신은 군관軍官한 사람과 더불어 경상도慶尙道로부터 전라도全
羅道로 들어갔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험악한 길을 더듬어 달려가 진도珍島에 이
르러 군사를 거두어 왜적을 막으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