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懲毖錄』 제 1 권
自序1)
懲毖錄者何 記亂後事也 其在亂前者 往往亦記 所以本其始也 鳴呼 壬辰之禍慘
矣 浹旬2)之間 三都3)失守 八方4)瓦解 乘輿播越5) 其得有今日 天也 亦由祖宗6)
仁厚之澤 固結於民 而思漢7)之心未已 聖上事大之誠 感動皇極 而存邢8)之師屢
出 不然則殆矣 詩9)曰 予其懲而毖後患 此懲毖錄所以作也 若余者 以無似 愛國
重任於流離 板蕩之際 危不持 顚不扶 罪死無赦 尙視息田畝間 苟廷性命 豈非寬
典 憂悸稍定 每念前日事 未嘗不惶愧靡容 乃於閑中 粗述其耳目所逮者 自壬辰
至于戊戌 總若干言 因以狀啓10)疏箚11) 文移12)及雜錄 附其後 雖無可觀者 亦皆
當日事蹟 故不能去 旣以寓畎畝惓惓願忠之意 又以著愚臣報國無狀之罪云
1) 自序 : 著者 스스로가 적은 머리말
2) 浹旬 : 數十日을 말한다. 우리말 사전에는 열흘 동안, 中文大辭典에는 一旬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나,여기서는 數旬 즉 數十日이라고 해석함이 옳겠다. 서울 ․ 開城 ․ 平壤이 함락되기까지의 時日은 60餘日이 걸렸기 때문이다.
3) 三都 : 서울 ․ 開城 ․ 平壤을 이른다.
4) 八方 : 四面․ 八方, 또는 六合․ 八方이니 하는 八方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行政區劃인 八道를 指稱한 것이다.
5) 播越 : 播遷과 같은 뜻. 임금이 都城을 떠나 避難함을 이른다.
6) 祖宗 : 先代의 여러 임금을 이른다. 대개 功이 있는 임금은 祖로, 德이 있는 임금은 宗으로 일컫는데, 朝鮮王朝에서는,『太祖』,『世祖』,『宣祖』,『仁祖』는 功이 있는 임금으로 祖라 일컫고, 그 밖의 임금은 모두 宗으로 일컬었다. 後代의 『英祖』,『正祖』,『純祖』는 처음에는 宗으로 일컬어졌으나, 뒤에 와서 追尊하여 祖로 고쳐 일컬어졌다.
7) 思漢 : 백성들이 祖國을 思慕한다는 말. 즉 中國의 前漢이 新의 王莽에게 찬탈당해 멸망하니 國民이 前漢의 遺德을 思慕하여 王莽을 擊滅하고, 다시 漢帝의 後孫인 劉秀를 추대하여 後漢을 建國한 것을 말한다.『後漢書』 邳肜傳에 “邳肜曰吏民歌吟思漢久矣”란 記事가 있다.
8) 存邢 : 中國의 周代에 天子인 周王이 諸侯國인 邢나라를 救援하였다는 故事를 引用하여, 明나라에서 우리나라를 救援한 일을 말한 것이다.
9) 時經 : 『時經』 第19卷 周頌 小毖章
10) 狀 ․ 啓 : 書狀과 啓辭. 書狀은 임금의 命令을 받들고 地方에 나간 官員이 書面으로 報告하는 文書
이며, 啓辭는 각종 政策을 王에게 建議, 上秦하는 文書이다.
11) 箚子 : 疏章의 하나. 일정한 格式을 갖추지 아니하고, 간단히 事實만을 기록하여 올리는 上疏
12) 文 ․ 移 : 上級 관청에서 下級 관청에 指示 傳達하는 公文이다. 때로는 檄文과 布告文의 性格도 가
지고 있다. 文은 通諭文, 移는 移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