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讀韋蘇州詩 독위소주시 위소주韋蘇州의 시를 읽고 나서
萬物自生聽(만물자생청) 만물은 스스로 소리를 내지만,
太空恒寂寥(태공항적요) 하늘은 언제나 고요하네.
此意無人識(차의무인식) 이 말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으면서,
喧啾昏復朝(훤추혼부조) 왁자지껄하다 날 저물고 다시 아침이 되지.
韋公晩聞道(위공만문도) 위공韋公도 만년에야 이 도리를 깨달았나니,
一言眞妙訣(일언진묘결) 한 마디로 진정 신묘한 비결이라 했네.
悟來無一事(오래무일사) 깨닫고 나면 약간의 사사私事로운 일도 염두에 두지 않아,
淨室自生白(정실자생백) 청정淸靜한 방에서 자신의 마음 밝아진다네.
若欲强解說(약욕강해설) 만약 굳이 그 뜻을 설명하려 한다면,
踏地皆藤葛(답지개등갈) 땅을 디디는 곳마다 칡넝쿨에 뒤엉키는 듯하리.
更懷濂溪翁(경회렴계옹) 또한 염계옹濂溪翁을 그리워하며,
胸藏一無極(흉장일무극) 가슴에는 하나의 무극無極에 관한 이치를 품었네.
耿耿一片心(경경일편심) 한 조각 꿋꿋한 마음 끊임없이 보존할 수 있다면,
千年猶可覿(천년유가적) 천년이란 긴 세월도 능히 살펴볼 수 있으리!
憐我坐衰病(연아좌쇠병) 가련하게도 내가 노쇠하여 병을 앓고 있어선지,
說夢還自迷(설몽환자미) 꿈속에서 얘기 하듯 나는 아직 환상에 미혹 되어있네.
夜來獨沈吟(야래독침음) 간밤에 홀로 시문詩文을 읊조리다 보니,
一窓殘月低(일창잔월저) 창 가득 새벽달만 나직하게 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