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91, 山中無事 與兒輩拾橡 偶吟爲戲 산중무사 여아배습상 우음위희, 산중에서 한가하여, 아이들과 도토리 주우며, 얼핏 떠오르는 생각을 시가로 읊어 농으로 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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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7 오후 7: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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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山中無事 與兒輩拾橡 偶吟爲戲 산중무사 여아배습상 우음위희

산중에서 한가하여, 아이들과 도토리 주우며, 얼핏 떠오르는 생각을 시가로 읊어 농으로 삼다

 

朝出拾橡東山巓(조출습상동산전) 아침녘엔 동산東山 마루에 가서 도토리 줍고,

暮出拾橡東山足(모출습상동산족) 저물녘에는 동산 기슭에 가서 도토리 주웠네.

朝朝暮暮拾橡去(조조모모습상거) 아침저녁마다 도토리 주우러 다니느라,

衣裳穿結脚不韈(의상천결각불말) 옷은 해져 꿰매 입었지만, 버선은 신지도 않았네.

今年橡林多結子(금년상림다결자) 올해는 상수리나무 열매가 많이도 열려,

風飄滿地金丸落(풍표만지금환낙) 바람 불면 온 땅에 금빛 열매 떨어지네.

老夫衰病不出門(노부쇠병불출문) 이 늙은이 노병老病으로 외출을 못하다가,

尙爲資生謀口業(상위자생모구업) 그래도 살아보려고 생업을 도모하네.

辛勤日日不知疲(신근일일부지피) 날마다 고되게 일해도 피곤한 줄 모르면서,

坐對筠籠時一噱(좌대균롱시일갹) 대바구니 앞에 놓고 이따금 껄껄 웃었네.

呼童束薪西澗底(호동속신서간저) 애들 불러 서쪽 계곡 아래서 땔감나무 해오게 하여,

石鐺煮熟甘如蜜(석당자숙감여밀) 뚝배기에 삶아 익히니 꿀맛같이 달콤하네.

食飽負手下庭行(식포부수하정행) 배불리 먹고 뒷짐 진 채 뜰에 나가 걸으면서,

自笑前時五鼎食(자소전시오정식) 고관시절 미식美食했던 종전의 나를 조소嘲笑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