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西川君鄭汝仁自星州還京 訪余河上 小酌松亭 又舟渡北潭 登凌波臺 日暮相別 汝仁素患消渴 是日多食紅杮數楪而去 旣別 次東坡石田驛韻 欲寄汝仁
서천군西川君으로 봉해진 여인汝仁 정곤수鄭崑壽 공公이 성주군星州郡에서 경성京城으로 돌아가다가 하회에 있는 나를 방문하셨기에, 솔숲 우거진 정자에서 간소한 주연酒宴을 베푼 후에, 다시 배를 타고 북담北潭을 건너가 능파대凌波臺에 올라갔다가, 날이 저물 무렵이 돼서야 이별하였다. 여인汝仁 공公은 평소에 소갈증消渴症을 앓고 있는 지라, 이날 홍시 여러 접시를 드시고 가셨다. 이미 작별은 했지만, 소동파 蘇東坡의 시詩 「석전역石田驛」을 차운次韻하여 여인汝仁 공公에게 부치려 한다.
茅屋三間松萬株(모옥삼간송만주) 초 가 삼 간 은 만 그루 솔 숲 에 둘 러 싸 였 는 데,
淡烟連村橫一抹(담연연촌횡일말) 옅은 연무烟霧 촌락에 잇닿아 일렬로 길게 깔렸네.
柴門今日爲君開(시문금일위군개) 사립문은 오늘 서천군西川君을 위해서 열어 뒀고,
紅杮淸茶慰客渴(홍시청다위객갈) 홍시와 녹차로 소갈증 앓는 손님을 위로했네.
日晩携手步江沙(일만휴수보강사) 날 저 무 는 데 손 잡 고 강 변 백 사 장 거 닐 다 가,
共上秋山山路滑(공상추산산로활) 함께 가을 산을 올랐는데 산길이라 조심해서 걸었네.
酒醒人散忽怊悵(주성인산홀초창) 술 깨고 벗도 돌아가니 홀연 섭섭하여,
獨向雲間望閶闔(독향운간망창합) 홀로 먼 하늘 향해 궁궐 쪽을 바라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