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獨坐 독좌
空齋獨坐澹忘言(공재독좌담망언) 빈 서재에 홀로 앉아 맘 고요히 말도 잊은 채 있는데,
竹裏風殘鳥不喧(죽리풍잔조불훤) 대숲에 바람 잠잠해지고 새도 지저귀지 않네.
山後日沈紅半斂(산후일침홍반렴) 서산 너머 해 지면서 붉은 노을도 반은 스러지고,
樹梢江遠翠平分(수초강원취평분) 저 멀리 강변의 수림이 비취색으로 어우러졌네.
心從有象多成妄(심종유상다성망) 맘은 형상 있는 사물事物 쫓다보니 대개 망령妄靈 들고,
道本無形易失源(도본무형이실원) 도는 형체 없는 이치를 근본으로 삼으니 근원 잃기 쉽다네.
嘆我白頭今尙爾(탄아백두금상이) 나 의 백 발 탄 식 은 지 금 도 여 전 할 따 름 인 데,
世緣何翅一浮雲(세연하시일부운) 세 상 인 연 을 어 찌 뜬 구름 같다고만 하리!
世緣何翅一浮雲(세연하시일부운) 세 상 인 연 을 어 찌 뜬 구름 같 다 고 만 하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