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免喪後始出遠志精舍有感 면상후시출원지정사유감
탈상脫喪 후에 처음으로 원지정사遠志精舍에 나가보고 느낀 바 있어서
來上林亭晩(래상림정만) 숲속 정자에 당도하자 날 저무는데,
秋深錦樹酣(추심금수감) 가을 깊어 비단 같은 숲은 추색秋色이 절정일세.
淸霜凋日夜(청상조일야) 찬 서리에 밤낮으로 시들고 지더니,
落葉滿西南(낙엽만서남) 낙엽이 온통 서남쪽 뜰에 널리 깔렸네
碧水明丹壁(벽수명단벽) 푸른 강물에는 붉은 절벽이 뚜렷이 비치고,
歸雲間暮嵐(귀운간모람) 구름은 떠가는데 날 저무니 남기嵐氣가 깔리네.
江山非不好(강산비불호) 강산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愁思自難堪(수사자난감) 근심 때문에 내 자신이 감내할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