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寒食雨晴 始出金溪 在豐山道中 馬上口占
한식우청 시출김계 재풍산도중 마상구점
한식이 되자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졌기에, 금계재사金溪齋寺에서 출발하여, 풍산현豊山縣으로 오는 도중에 마상馬上에서 읊다
雨後寒風動客衣(우후한풍동객의) 비온 뒤 찬바람에 나그네 옷자락 펄럭이는데,
水村山郭散朝暉(수촌산곽산조휘) 수촌水村의 산등성이에 아침 햇살이 퍼지네.
江中亂鴨眞乘勢(강중난압진승세) 강의 오리 떼 참으로 (물 만난) 형세 타고 노니는데,
天際頑雲未解圍(천제완운미해위) 하늘 가 먹구름은 아직도 걷히지 않네.
世事百迴今日是(세사백회금일시) 세상사는 백 번 겪고도 금일 다시 겪어야 하고,
山河一望昔人非(산하일망석인비) 산천은 언제 봐도 볼 수 있는데 옛사람은 보이지 않네.
閒愁欲說知誰是(한수욕설지수시) 괜한 시름이지만 말하고자 한들 누가 이를 알아주랴!
信馬春郊獨自歸(신마춘교독자귀) 봄날 교외에서 말 가는 대로 몸 맡긴 채 홀로 돌아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