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86, 書金希之 大賢 先人詩卷 서김희지 대현 선인시권 희지 김대현 선친의 시집에 써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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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1 오전 1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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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書金希之 大賢 先人詩卷 서김희지 대현 선인시권

      희지 김대현 선친의 시집에 써주다

 

戊戌九月 余以事得譴 待命於東郊 金直長希之訪於寂寥中 因攜示其先人詩卷 余乙酉所題 亦在其中 存亡忽忽 俯仰之頃 已十四年矣 撫玩感泣 暇日 重次其韻 書諸後面而歸之

무술구월 여이사득견 대명어동교 김직장희지방어적요중 인휴시기선인시권 여을유소제 역재기중 존망홀홀 부앙지경 이십사년의 무완감읍 가일 중차기운 서제후면이귀지

 

무술년 9, 나는 업무로 인해 견책을 받아, 동교에서 어명을 대기하고 있었다. 마침 내가 적막할 때, 김대현 직장의 방문을 받았는데, 그는 자신의 선친의 시집을 들고 와서 보여주었다. 내가 을유년 에 지어주었던 시도 그 안에 있었다. 생사의 순간이 흘연히 일순간인 듯, 어느덧 14년이나 되었던 것이다. 시집을 어루만지니 감격하여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가한 시기라서 다시 그 시에 차운하여, 그것을 시집 후면에 써 주고 그를 돌려보냈다.

 

白首羈危道路間(백수기위도로간) 백발 되어 험지로 떠나고자 노상에 서고 보니,

此生長恨未歸山(차생장한미귀산) 이생에 최고 여한은 진작 은거하지 못한 것일세.

人情紙薄眞難保(인정지박진난보) 인정이 초지 같이 얇아 참 보전키 어려운데,

世故絲棼不暫閒(세고사분부잠한) 대를 이은 교분은 난리 중에도 단절되지 않네.

念舊幾多心感慨(념구기다심감개) 옛 친구를 생각하니 얼마나 마음에 감개무량한지,

看題空有淚潺湲(간제공유루잔원) 시제를 보자 괜히 눈물이 흘러내리네.

西風落木東郊外(서풍낙목동교외) 하늬바람이 낙엽 진 동쪽 교외에서,

一度思君一愴顔(일도사군일창안) 한 차례 주군이 그리워질 때마다 안색이 비통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