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秋日步庭中 추일보정중, 가을 날 뜰에서 거닐며
葛屨行庭踏曉霜(갈구행정답효상) 칡 신 신고 뜰에 나가 아침 서리 밟고 거닐자니,
竹籬芧舍日荒涼(죽리서사일황량) 대울타리 친 모옥茅屋 비추는 해가 쓸쓸하네.
西林葉落寒聲盡(서림엽락한성진) 서림西林의 낙엽이 처량한 소리 내며 지는데,
北岳雲橫晩勢長(북악운횡만세장) 북악北岳에 걸친 구름은 날 저물자 길게 펼쳐지네,
吾道固然寧自怨(오도고연영자원) 내 도학道學이 본래 그렇거늘 어찌 내 자신을 책망할 것이며
世紛如許爲誰忙(세분여허위수망) 세상사 분란紛亂 이와 같은데 뭘 위해 서두를꼬?
閒來試欲歌商頌(한래시욕가상송) 평소에 시경詩經․상송편商頌篇을 노래하고 싶었지만
金石遺音已杳茫(금석유음이묘망) 그 시를 노래한 악곡은 이미 사라져서 막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