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題性眞詩軸 제성진시축
승려 성진性眞의 시축詩軸에 쓰다
下山尙帶烟霞容(하산상대연하용) 하산해서도 연무 낀 산수山水 모습 그대로 지니고,
閒日跫音洛水東(한일공음낙수동) 한가한 날 저벅저벅 낙수洛水 동쪽에서 찾아왔네.
叩以玄譚差可喜(고이현담차가희) 현담玄談을 질문하면 조금은 기꺼이 대하지만,
問之塵事摠如聾(문지진사총여롱) 세속의 일 문의 하면 늘 귀머거리 행세하네.
三生歲月悠悠過(삼생세월유유과) 삼생三生의 세월은 유유히 흘러가는데,
一錫雲山處處通(일석운산처처통) 한 자루 석장錫杖 짚고 은거지 곳곳을 왕래하네.
見汝師生俱不俗(견여사생구불속) 자네들 사제師弟를 보면 모두가 속되지 않는데,
爲題詩句寂寥中(위제시구적요중) (나도) 시 한 수 짓고자 사색 중에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