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雨中坐燕坐樓 次半山韻 우중좌연좌루 차반산운
비가 오는데 연좌루燕坐樓에 앉아서 반산半山 왕안석王安石 선생의 시를 차운하여
晩雨疎還密(만우소환밀) 저물녘의 빗줄기 성글었다 퍼붓다 하더니,
歸雲止復行(귀운지부행) 지나가는 구름도 머물렀다 흘러가다 하네.
三春酬卧病(삼춘수와병) 삼 년이나 와병 중에 방문객과 교제하다 보니,
十載誤虛名(십재오허명) 지난 십 년 헛된 명성으로 남에게 폐 끼쳤네.
樓對屛巖矗(누대병암촉) 누각 맞은편은 병풍 친듯한 암벽 솟았고,
門臨洛水淸(문림낙수청) 문 앞 다가서면 낙동강 강물 청명하게 보이네.
長安定何處(장안정하처) 경성京城이라면 (내가) 어디서 안정할 수 있을꼬?
迷路夢難成(미로몽난성) (그 생각) 잘못된 길인지라 꿈도 꾸지 못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