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九月初五夜 登樓感秋作 구월초오야 등루감추작
구월 초 오경五更에 누각에 올라 가을을 느껴 시를 짓다.
中夜登西樓(중야등서루) 밤이 이슥하여 서루西樓에 올라가니,
凉風吹不休(양풍취불휴) 서늘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네.
是時雨初霽(시시우초제) 이때 비가 막 멎으면서,
天高雲氣收(천고운기수) 하늘에 끼었던 구름이 걷히네.
殘星三四點(잔성삼사점) 새벽녘 샛별 서너 개가 반짝이는데,
片月西南流(편월서남류) 조각달이 서남쪽 창공에서 떠가네.
白露下園草(백로하원초) 백로白露 되니 뜰 앞 풀잎에 이슬 맺히고,
蟋蟀鳴啾啾(실솔명추추) 귀뚜리도 찌르르 찌르르 울어대네.
感玆時節變(감자시절변) 이런 것들로 시절의 변화 느끼니,
永歎懷隱憂(영탄회은우) 말로 다 못 할 시름에 긴 한숨짓네.
萬事已黃髮(만사이황발) 만사 여의치 못한데 모발은 이미 누레졌으니,
殘生隨白鷗(잔생수백구) 남은 생애 흰 갈매기처럼 자유롭고 싶으네.
平生杜少陵(평생두소릉) 이 한평생 소릉少陵 두보杜甫야 말로,
使我心悠悠(사아심유유) 내 마음 늘 한적閑適하게 해준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