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8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千莖白髮已垂肩(천경백발이수견) 천 가닥 백발이 이미 어깨에 늘어졌는데,
氣力今年減去年(기력금년감거년) 기력마저 금년 들어 작년보다 쇠해졌네.
世事浮雲流水外(세사부운류수외) 세상사는 뜬구름과 흐르는 물 대하듯 버려두고,
生涯茶鼎藥爈邊(생애다정약려변) 다정茶鼎과 약탕관 주변에서 생활하네.
新開小戶連脩竹(신개소호연수죽) 새로 만든 작은 사립문에 긴 대나무 빗장 질러놓고,
晩戒癡奴事薄田(만계치노사박전) 만년에 어리석은 이 몸 경계하며 척박한 땅에서 일하네.
漸向靜中知損益(점향정중지손익) 점차 마음 고요해지며 득실을 깨달으니,
喟然時復一欣然(위연시부일흔연) 탄식이야 늘 하지만 한결같이 기뻐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