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示豐嶽書院有司 시풍악서원유사
풍악서원유사에게 고시하다
黨塾遺規此可尋(당숙유규차가심) 향학에서 전해진 향햑의 규약 오늘까지 연속돼야 하느니,
藏修猶恨未山林(장수유한미산림) 진작 산림에 은거하지 않았던 게 유감이란 듯 배운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해야 하네,
誰將靜界連喧界(수장정계연훤계) 어떤 사람이 청정세계를 속세에 연계시킬까?
足使塵心勝道心(족사진심승도심) 속심으로 도심을 족히 감당해낼 자일세.
絳帳每煩車馬過(강장매번거마과) 붉은 장막 친 스승의 서재는 언재나 거마 출입이 번잡하고,
碧崖閒繞水雲深(벽애간요수운심) 이끼 낀 절벽엔 돌연 짙은 비구름이 감싸네.
諸君有意能遷卜(제군유의능천복) 제군들이 흉조를 길조로 바꿀 의사가 있다면,
好事應須斷自今(호사응수단자금) 졸은 일은 응당 지금부터 작심해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