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七 玩心齋 완심재
虛齋㗳然處(허재탑연처) 텅 빈 재사에 멍하니 앉은 자리에,
只有一蒲團(지유일포단) 단지 부들방석 한 장만 깔렸구나.
未自分眞妄(미자분진망) 내 자신 아직 진실함과 허망함을 분별 못 하는데,
憑誰說易難(빙수설이난) 무엇을 근거로 쉽고 어려운 걸 논하겠는가?
迎來纔有象(영래재유상) 추리推理하면 겨우 징후가 잡히다가도,
忘去忽迷端(망거홀미단) 소홀하면 단서조차 홀연 흐릿해지네.
怳忽竆三界(황홀궁삼계) 모호한 가운데 삼계三界를 궁구窮究하다 보니,
徘徊歲已闌(배회세이란) 서성이는 사이에 벌써 한 해가 저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