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戊子夏。與士純諸友。會屛山。編退溪先生文集。今十三年。而諸君復會院中。輯年譜。感舊興懷。吟一律錄呈。幸各和之。以記一時之事。
무자하。여사순제우。회병산。편퇴계선생문집。금십삼년。이제군복회원중。집년보。감구흥회。음일율록정。행각화지。이기일시지사。
무자년戊子年 여름에, 사순士純 김성일金誠一 형을 비롯한 벗들이 병산屛山에서 모였다. 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의 편집을 시작한지 지금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는지라, 여러분이 다시 서원에 모여, 연보의 편집을 시작한 지난날을 회상하며 감동에 젖어서, 율시律詩 한 수를 읊어 필사筆寫해 드리니, 다행히도 각자가 시로 화답和答을 하여서 당시의 정황情況을 기록한다.
文會當年盛 문회당년성 (우리) 문회文會 당년에 성대했는데,
編摩此日同 편마차일동 편집 시작하고 이날까지 여전하네요.
干戈頭白後 간과두백후 병장기 다루던 병사도 백발이 된 후라면,
山水眼靑中 산수안청중 산수풍경은 내심 눈 번쩍 뜨고 볼 것이요.
亦足看天意 역족간천의 자연스레 결성된 (회원의) 의취意趣 보고 이미 만족했거늘,
何須怨化工 하수원화공 어찌 (여러분의) 천부적인 재주를 원망할 수 있겠소!
斯文還一脈 사문환일맥 유학을 닦는 선비들이 여전히 하나의 맥을 이어가니,
吾道未應竆 오도미응궁 우리의 도학道學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