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20 反遠遊 반원유. 먼 곳을 유람하고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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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4-26 오후 7: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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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反遠遊 반원유

        먼 곳을 유람하고 돌아오다

 

登山不厭高(등산불염고) 산을 오르면 높은 것을 싫어하지 말아야 하고,

臨水不厭深(임수불염심) 물가에 가면 깊은 것을 꺼려하지 않아야 한다네.

足知童子觀(족지동자관) 소년의 관점을 지나치게 드러내면,

不稱丈夫心(불칭장부심) 대장부 성정性情에 어울리지 않는다네.

仲尼登岱小天下(중니등대소천하) 공자는 태산에 올라 보고 천하를 작게 여겼으며,

晩歲又欲浮于海(만세우욕부우해) 만년晩年에는 뗏목으로 바다를 항해하려고도 했다네.

我亦嘗從博望侯(아역상종단망후) 나도 일찍이 박망후博望侯 장건張騫을 따라갔다면,

一望崑崙出天外(일망곤륜출천외) 곤륜산이 하늘을 찌르듯 솟아오른 걸 봤을 터인데.

崑崙之高二千五百里(곤륜지고이천오백리) 곤륜산의 높이가 이천오백 리나 되기에,

日月蔽虧難爲明(일월폐휴난위명) 산에 해와 달이 가리어져 천지가 밝아지기 어려웠다네.

俯視黃河細如絲(부시황하세여사) (거기서) 황하를 내려다보면 실처럼 가늘게 보이고,

萬國積蘇纔辨靑(만국적소재변청) 온 천지가 들풀로 우거져야 겨우 풀빛이 드러난다네.

聞道羣仙處其中(문도군선처기중) 듣자하니 신선들이 그곳에 모여 산다는데,

霓旋羽盖何翩翩(예선우개하편편) 깃털 꽂고 오색기 단 수레타고 얼마나 훨훨 잘 날았을꼬.

我欲從之不憚遠(아욕종지불탄원) 나도 먼 것을 꺼리지 않고 따라가고 싶지만,

雲梯石棧可攀緣(운제석잔가반연) 구름사다리 딛고 은하 잔교棧橋 거치면 오를 수나 있을는?

只恨西王母(지한서왕모) 단지 한스러운 것은 서왕모西王母

日向瑤池恣淫樂(일향요지자음락) 요지瑤池에 해만 지면 거침없이 속된 음악 즐긴다는 것일세.

蟲沙猿鶴不復問(충사원학불부문) (자신의) 전사한 장졸 소식은 두 번 다시 묻지도 않고,

山下萬人歌黃竹(산하만인가황죽) (목왕穆王) 산 아래 만백성 향해 황죽黃竹만 지어서 읊었다네.

東廂小兒細而黠(동상소아세이힐) 동쪽 곁채 소년(동방삭東方朔)은 세심하고 교활하여,

偸食仙桃不行法(투식선도불행법) 선경仙境의 복숭아 훔쳐 먹고도 처벌 받지 않았다네.

嗚呼信美非所求(오호신미비소구) , 진실로 멋지지만 (내가) 추구할 바는 아니어서,

回車日暮靡所適(회거일모미소적) 마차 돌려 귀환하려니 날 저무는데 갈 곳도 없네.

靑牛道人去不還(청우도인거불환) 청우도인靑牛道人 노자老子는 떠나간 후로 돌아오지 않으니,

歎息關門紫氣歇(탄식관문자기헐) 함곡관函谷關 관문 밖에 자색기운[紫氣] 사라진 걸 탄식했네.

不如還歸鶴駕下(불여환귀학가하) 역시 학가산鶴駕山 아래로 돌아오는 게 나으리니,

此山雖小猶棲息(차산수소유서식) 이 산은 비록 작아도 자리 잡고 살아갈 만하다네.

雲泉一壑可藏身(운천일학가장신) 구름 비치는 맑은 샘이며 산골 계곡은 은거할 만하나니,

不妨神遊竆八極(불방신유궁팔극) 사면팔방이 다 외진 곳이나 정신유람에 장애되진 않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