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43 題西樓 二首 제서루 이수, 서루西樓에서 두 수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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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9 오후 4: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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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題西樓 二首 제서루 이수

       서루西樓에서 두 수 쓰다

 

其一

貧賤人所厭(빈천인소염) 빈천은 사람마다 싫어하는 것이고,

富貴人所求(부귀인소구) 부귀는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일세.

悲歡與得喪(비환여득상) 득실 따라 슬퍼했다 기뻐했다 하니,

擾擾不知休(요요부지휴) 얼키설키 뒤얽혀 (인생을) 알 수 없을 따름일세.

人生在世間(인생재세간) 사람이 이 세상에 산다는 것은,

大海一浮漚(대해일부구) 거대한 바다에 떠가는 물거품 같다네.

百年能幾何(백년능기하) 기껏해야 백 년 수명이니 얼마 되겠나만

萬事眞悠悠(만사진유유) 인생만사는 실로 유유히 이어지네.

居然了塵妄(거연료진망) 세상이 허망하단 걸 명백히 깨닫고는

一笑倚西樓(일소의서루) 번 웃고 나서 서루西樓에 기대서네.

 

其二

西樓雖一間(서루수일간) 西樓는 비록 방 한 칸에 불과하지만,

亦足容吾膝(역족용오슬) 두 무릎 들여놓기에는 충분하다네.

上有一爐香(상유일노향) 옆에는 향을 사르는 향로가 하나 있고,

殘書數三帙(잔서수삼질) 아직다 읽지 못한 책도 두서너 질 있네.

平呑遠山影(평탄원산영) 허리 펴면 먼 산 그림자에 삼키고,

俯挹澄江色(부읍징강색) 허리 구부리면 맑은 강물 손에 닿을 듯하네.

主人信貧寠(주인신빈구) 주인은 가난이라는 것을 알기에,

三旬九遇食(삼순구우식) 한 달에 아홉 끼니 식사도 간혹 한다네.

獨愛北窓下(독애북창하) 북창 아래쪽을 유난히 좋아하나니,

淸風滿枕席(청풍만침석) 청풍이 침석枕席에 가득차기 때문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