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74, 范忠宣在永州 閉門謝客 固欲見則但問寒暄 揖客對卧 鼻息如䨓 睡覺 常及暮而去 범충선재영주 폐문사객 고욕견칙단문한훤 읍객대와 비식여뢰 수각 상급모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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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1-07 오후 3: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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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范忠宣在永州 閉門謝客 固欲見則但問寒暄 揖客對卧 鼻息如䨓 睡覺 常及暮而去

        범충선재영주 폐문사객 고욕견칙단문한훤 읍객대와 비식여뢰 수각 상급모이거

(북송北宋의 대신)충선忠宣 범순인范純仁은 영주永州(좌천되어) 있을 때, 문을 닫아 놓고

방문객의 면회를 사절하였다. 손님이 굳이 접견하려고 하면 상면은 했으나, 날씨가 추우니

따뜻하니 따위의 인사치레만 나누다가, 손님에게 읍을 하고는 맞은편에 누워서 자는데, 코고는

소리가 우레같이 요란했다. 잠을 자다가 손님은 늘 날이 저물어서야 돌아갔다고 한다.

 

堯夫在永州(요부재영주) 요부堯夫 범순인范純仁은 영주永州(좌천되어) 있을 때,

閉門不見人(폐문불견인) 문을 닫아 놓고 방문객을 접견하지 않았다네.

客到常對睡(객도상대수) 방문객이 오면 늘 함께 잠을 자다가

日西始欠伸(일서시흠신) 해질 무렵에야 하품하며 기지개를 켰다네.

從知睡鄕樂(종지수향락) 잠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제대로 터득하고부터,

有勝平生親(유승평생친 (잠자는 것이) 평소에 벗과 친교親交하는 것보다 낫다했다네.

此意已云苦(차의이운고) 이러한 태도는 괴롭다는 말을 안하려함이니,

此事不足嗔(차사불족진) 이러한 처사 비난할 일만은 아니로세.

睡罷兩無語(수파양무어) 잠에서 깨어나도 두 사람은 할 말이 없었으니,

忘形誰主賓(망형수주빈) 자기마저 잊었는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가?

搔首各分散(소수각분산) 머리를 긁적이며 각기 헤어지는데,

倒着白綸巾(도착백륜건) 흰 두건을 앞뒤 방향 돌려 거꾸로 썼다네.

兒童撫掌笑(아동무장소) 아이들은 손바닥을 치면서 웃어댔고,

識者爲酸辛(식자위산신) 사정을 아는 식자識者들은 쓴웃음 지었다네.

送客不出門(송객불출문) 손님을 보내면서 문밖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滿園桃李春(만원도리춘) 뜰에는 온통 도리화가 만개하는 봄이었다네.

還尋一榻卧(환심일탑와) 또다시 긴 평상으로 다가가 누우면서,

不復戀芳辰(불부연방진) 다시는 좋은 시절에 연연해하지 않았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