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 余不喜作詩 意到惟作打乖語以自遣 客有勸我習作律以便應俗 戲作
여불희작시 의도유작타괴어이자견 객유권아습작률이편응속 희작
나는 시 짓기를 즐기지는 않지만 시상詩想이 떠오르면 임기응변하는 말로 내 감정을
풀어낸다. 손님이 내게 연습 삼아 작시作詩를 권유하기에 시속時俗에 따라 농 삼아 한
수 지어본다.
吾年已老從天放(오년이로종천방) 내 나이 이미 늙어 자연에 순응해야 하는데,
精魄惟尋不二門(정백유심불이문) 정신은 깨달음의 경지에 진입하는 도리만 찾고 있네.
縱有詩情消未盡(종유시정소미진) 설령 시적 정취 아직은 다 소진되지 않았다 해도,不應重作世間言(불응중작세간언) 세속적 언론을 거듭 시로 지어 호응하진 않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