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 雨霽後。月色甚明。二首 우제후。월색심명。이수
비 갠 후에 달빛이 무척 밝아 읊은 시 두 수
其一
卧聞松風長(와문송풍장) 누워서 들으니 솔바람이 계속 불 길래,
起看山月出(기간산월출) 일어나 바라보니 산위에 달이 뜨네.
風淸可人耳(풍청가인이) 바람소리 상쾌하니 귓가에 듣기 좋고
月白宜人目(월백의인목) 달빛이 밝으니 관망하기 적절하네.
但得淸明象(단득청명상) 청명한 달빛 모습 볼 수는 있지만,
莫着淸明跡(막착청명적) 청명한 달빛 자취 지닐 수는 없다네.
物我相忘處(물아상망처) (그러나) 물아物我를 다 함께 잊는 순간,
中涵一太極(중함일태극) 마음속에 하나의 태극太極[도道]이 스며드네.
其二
我讀古人書(아독고인서) 나도 옛사람의 글을 읽고 나면,
欲見古人心(욕견고인심) 옛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다네.
古人隔千載(고인격천재) 옛사람과는 천년 세월의 간격이 있으니,
杳然不可尋(묘연불가심) 그 마음 묘연하여 헤아리기 힘이 드네.
時世有前後(시세유전후) 세상의 시간에는 과거와 미래가 있으나,
此物無古今(차물무고금) 이 달빛에는 고금古今이 따로 없네.
由來眞面目(유래진면목) 본래부터 사물의 내력에는 실상實相이 있나니,
都不在高深(도부재고심) 다 수준 높고 정도 깊은데 있는 것은 아니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