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元日有感 원일유감, 정월 초하룻날 느낀 바 있어서
舊年逐夜盡(구년축야진) 묵은 해 섣달그믐날 밤이 지나가더니,
新年隨日出(신년수일출) 새해가 초하룻날 아침 일출 따라 (다시) 밝아오네.
如何一笑中(여하일소중) 어찌 한바탕 웃어넘기는 가운데,
更失三百六(갱실삼백육) 또다시 일 년을 잃어버리겠는가?
流光感苦心(유광감고심) 너무 빠른 세월 탓에 괴로워하다 가도,
遠思驚芳節(원사경방절) 먼 앞날 생각하니 꽃다운 봄철에 심금心琴 울리네.
岸柳嫰輕枝(안류눈경지) 언덕의 버드나무는 실가지에 연두색으로 물들고,
簷絲颺初旭(첨사양초욱) 처마 밑 거미줄은 아침햇살 속에 하늘거리네.
雪霜豈不深(설상기불심) 눈서리가 어찌 혹심하지 않았겠 나만,
萬物已春色(만물이춘색) 만물에는 이미 춘색이 감돌고 있네.
抱病正杜門(포병정두문) 지병持病이 있어 지금 문밖출입도 못하지만,
端居媚幽獨(단거미유독) 평소에도 조용히 홀로 있는 걸 좋아했 다네.
有懷誰見告(유회수견고) 감회가 솟는데 누구에게 알려줄꼬!
得意還自悅(득의환자열) 마음이 흐뭇하니 여전히 혼자서도 즐겁네.
寒梅不可負(한매불가부) 추위 견디고 피어난 매화 (기대) 저버리지 않고,
有信江南約(유신강남약) 때 맞춰 강남의 봄소식이 약속한 듯 전해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