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丁亥元日大雪 次望湖軒韻 정해원일대설 차망호헌운
정해년丁亥年 정월 초하룻날 대설大雪이 내리는데, 시詩 「망호헌望湖軒」의 운자韻字를 차운次韻하여
大雪羣峯暗(대설군봉암) 대설이 내리면서 뭇 산봉우리 가려지고,
濃雲四野同(농운사야동) 짙은 구름 끼어서 사방의 모습이 똑 같으네.
長林隱見裏(장림은현리) 우거진 수림이 보일락 말락 하는 곳에서,
蒼壁有無中(창벽유무중) 푸른 장벽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네.
病或閒來減(병혹한래감) 병이 나서 평소만은 본래 못하지만,
詩從靜後工(시종정후공) 시심詩心으로 평정平靜을 찾은 후에 정교精巧해졌네.
室空香縷細(실공향루세) 방안은 휑한데 향로에서 실 같은 향 연기 피어오르니,
幽思正神通(유사정신통) 장고長考 하던 난제 신기하게도 훤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