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4-2, 啟運宮 계운궁, 세상 운수運數를 열어 창업한 황제의 궁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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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15 오후 7: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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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啟運宮 계운궁, 세상 운수運數를 열어 창업한 황제의 궁궐인데

 

大宋開鴻業(대송개홍업) 대국大國 송나라는 제업帝業을 창건한 이후,

相傳累葉隆(상전누엽융) 대대로 전수하며 누대에 걸쳐 융성했네.

配天靈緒遠(배천영서원) 천제天帝와 선조 제사 함께 지내니 성명聖明한 마음 심원하고,

尊祖孝思豐(존조효사풍) 조상을 존중하니 효 사상도 풍부해졌네.

一日金甌缺(일일금구결) (하지만) 어느 날 국토가 보전되지 못하면서,

千齡寶運窮(천령보운궁) 천년의 국운이 쇠퇴해지고 말았네.

中原委羯虜(중원위갈로) 중원中原에서 갈족羯族 같은 오랑캐에게 굴종하면서,

故國滿腥風(고국만성풍) 한족漢族의 왕조는 피비린내 가득히 풍겼네.

避地移宗祏(피지이종석) 피난지로 황실 사당인 종묘를 옮겨가고,

蒙塵出漢宮(몽진출한궁) 황제는 몽진蒙塵하느라 궁전을 떠났네.

勢危閩海外(세위민해외) 권세 위태하긴 먼 변방의 민왕조閩王朝도 동일하나,

儀備草萊中(의비초래중) 법도 갖춰진 이는 평민 중에도 있었네.

北望雙鑒逈(북망쌍감형) 북쪽을 바라보니 한 쌍의 어가御駕 아득히 멀어져 가는데,

南遷七廟同(남천칠묘동) 남쪽으로 칠세七世의 신위神位도 함께 모셔가네.

衣冠虛寢殿(의관허침전) 의관마저 치워져서 침전寢殿이 텅 빈 터라,

霜露感宸衷(상로감신충) 서리와 이슬 맞은 듯한 오싹한 심정을 제왕은 느끼네.

野寺來權駐(야사래권주) 인적 드문 교외 묘우廟宇에 와서 잠시 머무는데,

藍輿遠僅通(남여원근통) 덮개 없는 가마 타고 멀지만 근근이 통행하네.

月遊多曠禮(월유다광례) 달마다 능침에서 종묘까지 의관 모심에 결례缺禮가 많고,

時食薦非躬(시식천비궁) 제철에 나는 제물祭物 진설陳設도 몸소 하는 것이 아닐세.

香苑凄凉甚(향원처량심) 꽃 피던 원림園林은 처량하기 그지없고,

兵戈在處訌(병과재처홍) 군대는 도처에서 궤멸하고 말았네.

寓名愁越在(우명수월재) (황제 체면 손상될까) 차명借名하니 수심은 한층 짙게 남아있어,

昭事怨時恫(소사원시통) 제사 지내면서 한탄하고 때로는 두렵기도 하네.

松柏喬陵暗(송백교릉암) 송백松柏은 선대 제왕들의 능침 주변에서 유심幽深한데,

風塵節序怱(풍진절서총) 세상의 절기순서節氣順序는 총망하게 바뀌네.

神人含大辱(신인함대욕) 비범한 사람은 큰 치욕도 받아들이고,

志士奮孤忠(지사분고충) 지사志士는 혼자래도 충절을 발양하네.

未卜亡胡歳(미복망호세) 오랑캐 패망시킬 시기 알 수는 없지만,

難收擊楫功(난수격즙공) 삿대로 강물 치며 (국토수복) 맹세한 효과는 거두기 어렵네.

宴安元速禍(연안원속화) 놀기만 즐기면 원래 화를 자초하게 되며,

衰替更和戎(쇠체갱화융) (국력이) 쇠퇴하면 한층 더 오랑캐와 강화講和하려 한다네.

廟算歸虛謬(묘산귀허류) 조정에서 의결한 전략이 결국 오류로 드러나도,

姦臣自蔽聰(간신자폐총) 간신은 자기가 행한 일을 숨기며 총명하다 하네.

建康猶屬楚(건강유촉초) 건강성建康城은 여전히 초국楚國땅에 연접해 있건만,

江漢故流東(강한고류동) 장강長江과 한수漢水는 본래부터 동류東流한다네.

落日精靈在(낙일정령재) 지는 해에도 만물 생성하는 근원적 기운 서려 있거늘,

秋山佛宇空(추산불우공) 가을철 산중의 불사佛寺는 인적 없이 텅 비었네.

向來青史淚(향래청사루) 지금까지 사서史書 읽고 눈물이 맺히는데,

寂寞灑江楓(적막쇄강풍) 적막한 중에 강상江上에는 단풍잎이 흩날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