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題階上牧丹 제계상목단
섬돌 옆의 모란을 시제詩題로 쓰다
數尺牧丹叢(수척목단총) 몇 척이나 훌쩍 자란 모란 무더기,
托根連雲石(탁근연운석) 큼직한 바위 곁에 그 줄기를 의탁하고 있네.
葉剪靑羅帶(엽전청라대) (푸른) 잎은 잘라 청색 허리띠를 만들고,
花張紅錦幄(화장홍금악) 꽃잎은 펴서 휘장에 붉은 꽃무늬로 장식하네.
偏含雨露恩(편함우로은) 오로지 비와 이슬의 은택만을 머금더니,
更得淸和節(갱득청화절) 다시 청명하고 화창한 절후節候까지 만났구나.
富貴良足誇(부귀양족과) (너는) 부귀를 과시하기에 아주 족하나니,
花王擅奇絶(화왕천기절) 화왕花王인 너는 비할 데 없이 기묘한 모습 지녔구나.
寒梅獨何事(한매독하사) 설한雪寒속에 꽃 피우는 매화는 되레 무슨 사연 있어,
辛苦當風雪(신고당풍설) 고생을 감내堪耐하며 풍설風雪에 맞서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