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3-44, 軍威松峴 省先祖墓 縣監柳君夢井來訪 因與同至南溪 欲卜居 士友數人隨之 因以一詩記其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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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1 오전 10: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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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軍威松峴 省先祖墓 縣監柳君夢井來訪 因與同至南溪 欲卜居 士友數人隨之 因以一詩記其事

군위송현 성선조묘 현감류군몽정래방 인여동지남계 욕복거 사우수인수지 인이일시기기사

군위현軍威縣의 송현산松峴山에서 조부의 묘소에 성묘하고 있는데, 현감 류몽정柳夢井 이 방문하였기에, 함께 남계정사南溪精舍 가는데, 이곳에 택지宅地를 마련하여 거주하려고 하는 관료 중의 벗 몇 사람이 현감을 수행해서 온 까닭에 시 한 수를 지어서 그 일을 기록한다.

 

連宵風雨急(연소풍우급) 밤새도록 비바람이 그리도 거셌는데,

遠村花盡落(원촌화진낙) 먼 마을에도 꽃잎이 모조리 졌겠네.

前溪漲新綠(전계창신록) 앞산 골짝에 푸른 물이 부쩍 불어나서,

玉玦瀉寒石(옥결사한석) 옥빛 계곡물이 찬 바위 사이를 세차게 흐르네.

同心忽見招(동심홀현초) 마음 통하는 벗이 홀연 나타나서 부르기에

幽賞夙所愜(유상숙소협) 평소 맘에 들었던 곳에 가서 조용히 감상했네.

聯翩二三子(연편이삼자) (잠시 후) 군자 몇 사람이 연이어서,

騎馬出林薄(기마출림박) 말 타고 우거진 숲속에서 나오네.

尋溪始崎嶇(심계시기구) 계곡을 찾아오면 지세地勢 험준하기 마련이나,

俯巖旋爽豁(부암선상활) 암반을 굽어보니 금방 마음이 상쾌해지네.

郊平麥苗齊(교평맥묘제) 들판에는 보리 싹이 가지런한데,

天遠峯巒列(천원봉만열) 하늘 저 먼 곳에는 산등성이 연이어졌네.

微雨遞來灑(미우체래쇄) 보슬비가 내리다 그쳤다 하는데,

淸風滌煩俗(청풍척번속) 청풍이 불어와서 속세의 번거로움 씻어주네.

主人喜客至(주인희객지) 주인은 손님이 오신 것을 기뻐하며,

班荆坐日夕(반형좌일석) 형초荊草를 깔고 앉아 해질녘까지 정회情懷를 풀었네.

道想已云高(도상이운고) 심지心志를 표현함이 심히 고상한지라,

情談更無斁(정담갱무역) 정겨운 이야기 더욱 끝없이 이어졌네.

敬問節婦里(경문절부리) 절부節婦가 사는 마을을 삼가 묻다가,

嘉嘆仁賢績(가탄인현적) 인자仁者와 현자賢者 이어졌다는 사실에 찬탄하네.

欲求一廛居(욕구일전거) 읍내에 살 집 한 채 구하고 싶다면서,

息此萍蓬跡(식차평봉적) 이곳에서 정처 없는 행적行迹 멈추고 싶다하네.

沈吟招隱篇(침음초은편) 󰡔초사楚辭초은사편招隱士篇󰡕을 낮은 목소리로 음미하다가,

珍重伐檀曲(진중벌단곡) 󰡔시경詩經위풍魏風󰡕벌단伐檀을 읊으며 정중히 훈계했네.

誅茅從此始(주모종차시) 벌초伐草는 지금 당장 해야 하지만,

耕讀隨年足(경독수년족) 농사나 독서는 시기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