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46 閒中讀寒山子李陶詩 三首 한중독한산자이도시 삼수. 한가한 동안에 한산자寒山子․이백李白․ 도연명陶淵明의 시를 읽고 지은 시 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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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9 오후 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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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閒中讀寒山子李陶詩 三首 한중독한산자이도시 삼수

        한가한 동안에 한산자寒山子이백李白도연명陶淵明의 시를 읽고 지은 시 세 수

 

其一

吾非學禪者(오비학선자) 내가 선정禪定을 닦은 사람은 아니지만,

獨愛寒山子(독애한산자) 한산자寒山子는 유독 좋아한다네.

其言多脫灑(기언다탈쇄) 그의 시어詩語는 초탈한 게 많았는데,

往往深造理(왕왕심조리) 왕왕 깊은 경지의 선리禪理에 도달했네.

烟霞作襟懷(연하작금회) 안개와 노을은 심중의 회포로 삼고,

水月爲文字(수월위문자) 물 속에 비친 달은 시문詩文으로 간주했네.

胡爲世上人(호위세상인) 어쩌다가 이 세상 사람이 되었던?

擾擾風塵裏(요요풍진리) 시끌시끌 괴롭고 어지러운 이 속세!

 

其二

詩人亦無數(시인역무수) 시인 또한 수없이 많지만,

所愛惟李白(소애유이백) 좋아하는 사람은 이백李白 뿐일세.

比如行天馬(비여행천마) (그의 시는) 날아가는 천마天馬와 같아서,

不受人羈縶(불수인기집) 사람들의 속박을 받지 않았네.

秋華去粉飾(추화거분식) 국화는 분단장 마다하기 마련이고,

至寶無雕琢(지보무조탁) 지극한 보배는 새기고 쪼을 필요 없네.

夜夜屋梁月(야야옥양월) 밤마다 지붕 위에 휘영청 밝은 달은,

精神猶可覿(정신유가적) 뜻밖에도 그의 운치를 대하는 듯하네.

 

其三

陶令有好懷(도령유호회) 도현령陶縣令에겐 아주 별난 흥취가 있었나니,

歸來自彭澤(귀래자팽택) 팽택현彭澤縣에서 전원으로 돌아온 것일세.

園林日可涉(원림일가섭) 원림園林을 날마다 산책했을 터이니,

獨去看松竹(독거간송죽) 홀로 거닐며 송죽松竹을 감상했겠네.

寧從田父飮(영종전부음) 차라리 농부가 권하는 술 한 잔은 마실지언정,

不食將軍肉(불식장군육) 장군이 주는 고기는 먹지 않았다 하네.

可笑陶弘景(가소도홍경) (나는) 도홍경陶弘景을 가소롭게 여기나니,

久掩茅山扉(구엄모산비) 모산茅山 은거처 사립문 닫아 건지 오래됐단 걸.

晩得宰相名(만득재상명) 늘그막에 얻었던 재상이란 명칭이,

汚我薜蘿衣(오아벽라의) 내 벽라의薜蘿衣를 더럽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