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婆娑城 書贈義嚴長老 乙未 파사성 서증의엄장로 을미
파사성에서 승병장 의엄 장로에게 써서주다.
婆娑古城。在驪州下江邊。壬辰之亂。賊分兵。一路自竹山龍仁。出於漢水之南。一路從忠州渡驪江。出京城之東。時京畿防禦使邊應星。請修婆娑。以固都城上流。余主其議。患役鉅勞民。令黃海道僧軍總攝義嚴收遊僧築之。數年而城成。樓櫓及軍器皆備。儼然成一關防矣。余往見之。喜其有成。作詩與之。
파사고성。재여주하강변。임진지난。적분병。일노자죽산용인。출어한수지남。일노종충주도여강。출경성지동。시경기방어사변응성。청수파사。이고도성상류。여주기의。환역거로민。영황해도승군총섭의엄수유승축지。수년이성성。누노급군기개비。엄연성일관방의。여왕견지。희기유성。작시여지。
파사고성은 여주현의하단으로 강변 족에 인접해 있다. 임진왜란 때 왜적이 군사를 나누어서, 한 쪽 길로는 죽산현과 용인현에서 한강 남쪽으로 들어오고, 또 한 쪽 길은 충주에서 여강을 건너 동쪽으로 진입하였다. 이때 경기 방어사 변응성이 파사성을 수리하여 도성의 상류 견고히 수비하고자 요청해 왔다.
내가 그 의론을 주장하였으나 공사규모가 커서 백성들을 힘들게 할 것을 우려하여, 황해도 승병장인 의엄에게 축도하도록 하였다.
몇 년이 지나서 성의 축조가 완성되고, 망루와 병장기 등도 모두 완비됨으로써, 뚜렷하게 하나의 요새가 완성되었다. 나는 그곳으로 직접 가서 보고 성의 축조 성공이 기뻐서, 이 시를 지어 승병장에게 주었다.
婆娑城上草芊芊(파사성상초천천) 파사성 위로는 잡초가 무성하고,
婆娑城下水縈廻(파사성하수영회) 파사성 아래로는 강물이 구비 도네.
春風日日吹不斷(춘풍일일취불단) 봄바람이 날마다 끊임없이 불어대니,
落紅無數飛城隈(낙홍무수비성외) 지는 꽃잎 무수히 성벽 모퉁이로 날아가네.
道人神眼覷天奧(도인신안처천오) 도인의 신안으로 천기를 살피고 나서,
一夜昆明生刦灰(일야곤명생겁회) “하룻밤 새 곤명지에 겁회가 발생한다” 했다네,
金剛百萬奉指揮(금강백만봉지휘) 금강역사 백만 명이 지휘를 받드는데,
尺劍長嘯臨江臺(척검장소임강대) 강변 누대에서 장검 차고 목청 돋워 길게 외쳐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