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讀大學有感 十首 독대학유감 십수
대학 을 읽고 느낀 바 있어 지은 시 열 수
十月二十九日夜卧 思大學格物致知說 恍然似有悟處 朝起作十絶 不知自知學者觀之 又以爲如何也
십월이십구일야와 사대학격물치지설 황연사유오처 조기작십절 부지자지학자관지 우이위여하야
10월 29일 밤, 잠자리에 누워서, 대학大學의 ‘격물치지설格物致知說’을 생각하다가, 문득 좀 더 깨우친 부분이 생겨서, 아침에 일어나 절구시絶句詩 열 수를 지었다. 내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것을,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 보면, 또한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다.
其一
大學眞功在一明(대학진공재일명) 대학의 참된 공부는 명덕明德의 본체를 밝힌다는 한 마디에 있나니,
八條詳說是修爲(팔조상설시수위) 팔조목八條目의 상세한 설명도 다 수신修身의 내용일세.
須知格致皆心法(수지격치개심법) 사물 도리 궁구窮究하여 완전한 지식에 이르게 함[格致]은 모두 심성 수양법 [心法]임을 필히 알아야 할지니,
莫向陳編枉索知(막향진편왕색지) 고서古書에서 왜곡된 지식 탐구하진 말게나.
其二
陳編不是誤了人(진편부시오료인) 고서古書가 독자를 오도誤導하는 게 아니라,
人逐陳編卻失眞(인축진편각실진) 독자가 고서의 자구字句만을 추구하다가 그 진의眞意를 그르친다네.
苟辦此心能作主(구판차심능작주) 만약 이런 마음 지니고 뜻한 바의 공부해낼 수 있다면,
尋行數墨亦精神(심행수묵역정신) 자구字句에 치중하며 독서함도 본인의 마음일세.
其三
切磋於物己成形(절차어물기성형) 학문을 닦아서 이미 틀이 갖춰졌다면,
磨琢元來只在精(마탁원래지재정) 수양하는 것은 원래 본인의 정신에 달렸을 뿐일세.
若道知行元不屬(약도지행원불속) 앎知과 행行함이 본래 연결된 것이 아니라면,
何緣知處己能行(하연지처기능행) 어찌 앎[知]의 경지에 이르고 나서야 행할 수 있단 말인가?
其四
學要鞭辟是嘉言(학요편벽시가언) 학습에 지도편달 필요하다 함은 좋은 말이니,
功到心中事事眞(공도심중사사진) 연구는 심중에 사무쳐서 해야 매사가 성실해진다네.
若使外心資口耳(약사외심자구이) 딴마음 품고 공부하면서 그저 귀로 들은 걸 입으로 말하며,
高談性命亦迷人(고담성명역미인) 거침없이 본성과 천명을 논한다면 이 또한 사람을 미혹하는 것이 되리라.
其五
晦齋於道亦功深(회재어도역공심)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은 도학[性理學]에도 연구가 깊었나니,
能發前人未發言(능발전인미발언) 앞사람이 언급한 적 없는 논리를 능히 밝혀내었네.
只恨經文無一款(지한경문무일관) 다만 거슬리는 것은 경문經文의 순차順次에 조리가 없으니,
八條先後又何論(팔조선후우하론) 팔조목八條目의 선 후 논리는 또 어떻게 논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