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五月十一日夜 始聞草蟲聲 오월십일일야 시문초충성
오월 열하룻날 밤 풀벌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여
夜窓人不寐(야창인불매) 깊은 밤 창가에서 사람은 잠 못 이루는데,
微月照西林(미월조서림) 초승달은 서쪽 수림을 비추고 있네.
露草蟲聲起(노초충성기) 이슬 내린 풀숲에 벌레 소리 나는데,
江雲暑氣沉(강운서기침) 강변에 뜬 구름은 더운 기운 식혀주네.
幽居觀大化(유거관대화) 은거하면서 만물이 변하는 걸 보노라니,
垂老惜餘陰(수로석여음) 늙어서인지 남은 한기寒氣마저 아쉽구나.
欲學安心法(욕학안심법)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우려는데,
閒愁已復侵(한수이부침) 까닭 없는 근심이 벌써 다시 스며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