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豐山途中 次老杜韻 풍산도중 차노두운
풍산으로 가는 도중에 두보의 시를 차운하여
花山東畔一回頭(화산동반일회두) 화산花山 동쪽 기슭을 고개 돌려 바라보니,
雲日蒼茫樹木幽(운일창망수목유) 창공은 아득하고 수목은 그윽하네.
蔓草已能工結恨(만초이능공결한) 덩굴 풀은 한恨을 얽매는데 능하거늘,
澄江那得解消愁(징강나득해소수) 맑은 강물은 어찌하여 근심을 푸는데 능한고?
人間得喪元無定(인간득상원무정) 인간사에 득실이란 원래 정해진 게 없나니,
宇內形骸正若浮(우내형해정약부) 천지간에 이 한 몸도 흡사 부평초와 같다네.
千古至人留一法(천고지인유일법) 천고千古의 철인哲人이 한 가지 방법 남겼으니,
只將身世倚虛舟(지장신세의허주) 이 한 몸 오로지 빈 배를 본받는 것이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