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 感事 감사
왕사往事로 인해 상감傷感에 젖어서
社稷昔艱危(사직석간위) 지난날 국운이 위태로웠을 때에,
奔鯨蕩溟渤(분경탕명발) 흉포한 고래 떼가 대해大海를 휘저었네.
關門失鎖鑰(관문실쇄약) 관문에서는 군사상 요충지를 상실했고,
列郡如破竹(열군여파죽) 여러 군郡이 파죽지세破竹之勢에 밀려 삽시간에 괴멸됐네.
延秋呼白烏(연추호백오) 연추문延秋門에서 흰 까마귀도 울었건만,
宮闕烟塵勃(궁궐연진발) 궁궐은 난리판에 흙먼지가 자욱했네.
玉輦累遷次(옥연누천차) 임금 수레는 여러 번 몽진蒙塵 장소를 옮겼고,
六月巡沙磧(육월순사적) 유월에 (나는) 대동강 백사장을 순시巡視했네.
寧知太師宅(영지태사택) 어찌 알았으랴 태사[箕子]를 모신 사당이,
化作傖人窟(화작창인굴) 왜적의 소굴로 변하게 될 줄을.
六月平壤陷。賊入據。 유월평양함 적입거
鴨水淸瀰瀰(압수청미미) 압록강 푸른 물 넘실넘실 출렁이는데,
遼山明刮目(요산명괄목) 요동 땅 산이 눈앞에 뚜렷이 드러나 놀라웠네.
當時狼狽甚(당시낭패심) 당시에 당한 낭패가 실로 혹심하여,
事有不忍說(사유불인설) 그때 사정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네.
時請內附渡遼 시청내부도료
天道竟助順(천도경조순) 하늘의 뜻이 결국 순리를 도운 데다가,
吾王有聖德(오왕유성덕) 우리 국왕께서도 성덕聖德을 갖추셨네.
民心不忘漢(민심불망한) 민심도 명나라[明]를 잊지 못 해하는지라,
至諴昭皇極(지함소황극) 지극한 정성들여 명황제明皇帝에게 명시했네.
使臣哭天庭(사신곡천정) 사신이 명나라 조정에서 울면서 고하여
王師歲暮出(왕사세모출) 천자의 군대가 섣달에 출동하였네.
白馬李將軍(백마이장군) 백마 탄 명明 장군 이여송李如松은
意氣呑海嶽(의기탄해악) 의기가 산과 바다를 삼킬듯 하였네.
精神動天地(정신동천지) 병사들 정신력 천지를 진동시킨 데다가,
長虹貫白日(장홍관백일) 흰 빛깔 무지개도 해를 꿰뚫고 펼쳐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