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2-28 種松 幷序 종송 병서, 집안의 젊은 아이들과 재사齋舍의 승려 몇 사람을 시켜 능파대凌波臺 서쪽에 삼사 십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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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05 오전 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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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種松 幷序 종송 병서

 

二十九日令子弟及齋僧數輩種松凌波臺西三四十株余嘗讀樂天種松詩云

如何年四十種此數寸枝得見成陰否人生七十稀

今余年六十三而始種此可自笑偶作數句語爲戲

이십구일영자제급재승수배종송능파대서삼사십주여상독락천종송시운

여하년사십종차수촌지득견성음부인생칠십희

금여년육십삼이시종차가자소우작수구어위희

 

스무 아흐렛, 집안의 젊은 아이들과 재사齋舍의 승려 몇 사람을 시켜 능파대凌波臺 서쪽에 삼사 십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 내 일찍이 백낙천白樂天이 쓴소나무를 심으며(栽松)라는 시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시에 이르기를 

어찌하여 내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비로소 이 몇 그루 어린나무를 심게 됐는고?
무성하게 자란 모습 볼 수나 있을는지?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는데,

올 해 내 나이 예순 셋인, 새삼 소나무를 심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절로 웃음이 나와서, 떠오르는 감상을 장난삼아 몇 구절의 시로 지어본다.

 

劚土北山下(촉토북산하) 북쪽 산 아래서 흙을 파와서,

種松西巖角(종송서암각) 서쪽 절벽 귀퉁이에 소나무를 심었네.

土覆不盈蕢(토복불영괴) 흙을 덮는데 그루당 한 삼태기도 들지 않았으니,

松短不盈尺(송단불영척) 소나무 크기가 한 척도 안 돼서네.

離披亂石間(리피란석간) 시든 묘목 여기저기 바위틈에 심었더니,

各帶傷根色(각대상근색) 가지마다 뿌리 다친 모습 역력하네.

得地縱爽塏(득지종상개) 지대가 높아 시원하기는 하여도,

滋身少潤澤(자신소윤택) 자라기에 수분은 부족할 듯하네.

遲遲雨露濡(지지우로유) 지적지적하게 땅이 비에 젖어 들기엔 더디고,

颯颯霜風急(삽삽상풍급) 솨솨 부는 서릿바람은 빨리 맞겠네.

老夫强好事(로부강호사) 늙은이가 무리하게 일 만들기 좋아한다고,

傍人笑其拙(방인소기졸) 옆에 있는 사람들은 그 우직함을 비웃을 테지.

如何老大年(여하로대년) 어찌하여 이 늙은 나이에,

養此難成物(양차난성물) 자라기 어려운 소나무를 심었을?

陰成固不望(음성고불망) 다 자라 그늘 드리운 모습 보기는 본래 바랄 수 없지만

封植知誰力(봉식지수력) 흙을 북돋아 재배함에 누가 애쓴지는 알리라.

昻霄會千載(앙소회천재) 천년세월 지나서 하늘 높이 자라게 되면,

留與鸞鳳宿(유여난봉숙) 난새鸞鳥와 봉황의 보금자리로 남겨 주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