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寄鄭景任 기정경임
정경임에게 부치다
鄭君憐我老兼癡(정군연아노겸치) 정군은 나를 어여삐 여기게나. 늙고 어리석지만,
嗜好寜嫌與俗違(기호영혐여속위) 기호가 의외로 고약해서 세속과 어긋나도 말일세.
道契屢聽山水引(도계누청산수인) 의기투합하여 누차 산수곡조를 들었었고,
情深多寄短長詩(정심다기단장시) 정취 깊어지면 장단시에 그 얼마나 기탁했던가.
淸冰貯月壺含彩(청빙저월호함채) 얼음에 달 담기면 호병이 채색을 머금은 듯 했고,
古鏡懸秋玉斂輝(고경현추옥렴휘) 옛 동경에 흰 달이 걸리면 옥에 윤기가 도는 듯 했지.
歲晚漸生浮海計(세만점생부해계) 노년이 되니 바다에 뗏목 띄울 생각 점차 드나니,
可能從我共幽期(가능종아공유기) 가능하면 나를 따라 은거를 기약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