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乞暇省親南歸 宿婆娑城。걸가성친남귀 숙파사성
휴가를 얻어 대부인을 뵈려고 남쪽으로 귀향하는 도중 파 사성에 숙박하면서
東行一百里(동행일백리) 동쪽으로 백리를 와서,
夜宿婆娑城(야숙파사성) 밤이 되어 파사성에서 묵었네.
孤城枕水隈(고성침수외) 외딴 성채는 물굽이 진 곳에 인접해 있고,
霜落秋天淸(상락추천청) 찬 서리 내리더니 가을하늘 청명하네.
更殘戍角動(경잔수각동) 밤 시각 다해가니 주둔군 호각소리 들리는데,
月暗寒湖生(월암한호생) 달도 져버리고 한파만 밀려오네.
病客有遠思(병객유원사) 지쳐 병든 나그네 먼 곳에 그리운 님 있어,
輾轉夢不成(전전몽불성)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뤄 하네.
所思非我力(소사비아력) 그립 다는 것은 내가 애써서가 아니라,
悠悠空復情(유유공부정) 아득히 멀리서도 괜히 자꾸 정이 가는 것일세.
乾坤浩無際(건곤호무제) 천지가 넓고 넓어 그 끝이 없다 해도,
明發還孤征(명발환고정) 날 밝으면 다시 홀로 먼 길을 떠나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