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 秋日感懷 二首 추일감회 이수
가을날의 감회를 읊은 시 두 수
其一
西齋秋夜淸(서재추야청) 서재西齋에 가을의 밤기운 차갑더니,
寒露滴梧葉(한로적오엽) 찬 이슬이 오동잎에 맺혔네.
耿耿不能寐(경경불능매) 근심 걱정에 잠 못 이루면서,
窓間有宿客(창간유숙객) 창가에는 유숙留宿하는 나그네 서 있네.
明朝攬明鏡(명조람명경) 내일 아침 면경面鏡을 본다면
白髮如白雪(백발여백설) 백발이 아마도 백설 같겠네.
掩鏡長太息(엄경장태식) 면경面鏡을 덮어 놓고 장탄식을 하는데,
天風吹颯颯(천풍취삽삽) 공중에서 바람이 솨솨 불고 있네.
其二
子眞耕谷口(자진경곡구) 은사隱士 정자진鄭子眞이 곡구谷口에서 농사짓자,
高名動京都(고명동경도) 그 고상한 명성 장안長安에 자자했다네.
藏身不藏名(장신불장명) 육신은 은신했으나 명성은 숨기지 못했으니,
此屬非吾徒(차속비오도) 이런 류의 사람은 나 같은 무리가 아니로세.
榮華與聲譽(영화여성예) 부귀영화와 명성과 명예,
等是空中雲(등시공중운) 이런 것은 다 허공에 뜬 구름이로세.
惟應白鷗鳥(유응백구조) 오직 백구白鷗에 호응하여,
可與洗心論(가여세심론) 그와 더불어 마음 씻는 수련이나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