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寓興 우흥,
흥취에 기탁하여
靜思憐虛寂(정사련허적) 고요히 생각하니 적적한 시간이 아까워,
閒身愛翠微(한신애취미) 한가한 이 사람은 푸른 산색 즐기네.
霧深玄豹隱(무심현표은) 안개가 짙어지니 흑표범 숨어버리고,
江晩白鷗稀(강만백구희) 강변에 날 저무니 갈매기도 뜨문뜨문.
散月千峯皓(산월천봉호) 달빛이 흩어지니 일천 봉우리 희게 빛나고,
驚霜萬葉飛(경상만엽비) 서리에 놀라 일만 잎새 낙엽 되어 흩날리네.
鐘聲如有省(종성여유성) 범종소리 듣고 깨달음에 이른다면,
三十六年非(삼십육년비) 내 나이가 기껏 서른여섯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