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 玉淵十詠。效李白姑熟十詠 옥연십영 효이백고숙십영
이백의 「고숙성姑熟城 풍광을 읊은 열 수의 시」를 본받아 옥연정사玉淵精舍 풍광 열 수를 읊다
其一 秋月潭 추월담
북담北潭에 비친 가을밤 달
秋月散淸輝(추월산청휘) 가을밤에 달빛이 휘영청 밝아지자,
秋潭湛凝綠(추담담응록) 추색 서린 북담 강물 짙푸른 빛 엉기네.
夜久靜相涵(야구정상함) 밤 깊어져 연이어 정적이 감돌자,
氛昏亦已歇(분혼역이헐) 운무도 이미 자욱하게 끼고 있네.
那能辨上下(나능변상하) 어떻게 천지를 구분할 수 있겠는가?
只見空明色(지현공명색) 허공에는 희끄무레 달빛만 보일 뿐일세.
欲論道人心(욕논도인심) 도 닦는 사람의 마음 논하고 싶지만,
一語眞難着(일어진난착) 한마디 말로는 실로 형용하기 어렵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