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

서애선생 시

여기에 게시된 서애선생관련시는 서애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류명희.안유호님의 "국역 류성룡시 1권~ 4권" 내용을 게시한 것입니다.

10, 鑿壁 착벽, 벽을 뜷고 이웃집 불빛을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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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0 오전 10: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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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鑿壁 착벽

            벽을 뜷고 이웃집 불빛을 훔치다

      漢家貴經術(한가귀경술) 한나라 왕조는 경학을 중지하였고,

      學子頗專精(학자파전정) 학생들도 상당히 애쓰며 몰두했다네.

      董公下帷坐(동공하유좌) 동공은 휘장을 치고 학문에 정진했고,

      卜式和書耕(복식화서경) 복식은 독서와 복축을 겸하였네.

      匡生繼其後(광생계기후) 광생이 그들의 뒤를 이었으니,

      亦能要其成(역능요기성) 이 또한 그들의 성추를 추구하였네.

      敦書與說禮(돈서여설례) 독서에 전념하고 예로서 설득했으며,

      論說不暫停(론설불잠정) 논설 역시 잠시도 멈춘 적이 없었네.

     世家本農夫(세가본농부) 명문세가 집안도 그 근본은 농부였으니,

     食力同編氓(식력동편맹) 품팔이꾼과 다름없는 평민출신이었네.

     朝耕原上田(조경원상전) 아침에는 황무지 주변에서 밭 갈고

     暮束澗底荊(모속간저형) 저물녘엔 산골짝에서 땔감 나무 하였네,

     得暇輒歸來(득가첩귀래) 틈만 나면 언제나 곧 바로 귀가하여.

     讀書何鏗鍧(독서하갱굉) 글 읽는 소리 얼마나 낭랑했던가!

     寸陰眞可惜(촌음진가석) 촌음도 참으로 소중하거늘,

     白日何易傾(백일하역경) 대낮의 저 해는 왜 그리 쉽게 지는가.

     螢雪旣非時(형설기비시)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 읽는 시절은 이미 아닌데,

     况謀長短檠(황모장단경) 하물며 등잔대가 길고 짧음에 마음 쓰랴.

     永夜坐沈沈(영야좌침침) 긴긴 밤 단정히 앉아 미음 가라앉히고,

     悠然思古情(유연사고정) 아득하게 옛 사람 정취 그리워라.

     眼前對黃卷(안전대황권) 눈앞에 서책은 펼치기는 했는데,

     欲讀嗟如肓(욕독차여황) 읽으려 하니 아!(어두워서) 맹인 같구나,

     隔壁有隣翁(격벽유린옹) 칸막이 벽 저쪽에 사는 이웃집 노인.

     孤燭明深更(고촉명심경) 초불 하나 켜 놓고 깊은 밤에 밝히네,

     聊憑束縕計(료빙속온계) 삼 부스러기 비벼 살린 불씨 구하던 계책으로.

     鑿破一竅生(착파일규생) 벽을 뜷어 구멍 하나 내었다네.

     容纔耿耿輝(용재경경휘) 한 가닥 불빛이 겨우 스며들어.

     照我昭昭明(조아소소명) 반짝 반짝 환하게 자기 앞을 밝혔네.

     尋行魯魚分(심행로어분) 글줄마다 정독해서 뜻을 이해하며,

     運舌金石鳴(운설금석명) 낭랑한 목소리로 글귀를 읽어갔다네.

     辛勤妻子憐(신근처자련) 광적인 독서에 처자식도 딱하게 여기고,

     慷慨傍人驚(강개방인경) 넘치는 기개에 주변 사람들도 놀라네.

     三千與三百(삼천여삼백) 삼천천하고도 삼백여 종의 예절과 의식,

     貫穿紛縱橫(관천분종횡) 종행으로 거듭 그 내용 관철했다네.

     一朝學大成(일조학대성) 일시에 면약한 학문이 대성하니,

     天子聞其聲(천자문기성) 천자 또한 그의 명성 들었다네.

     西遊說經義(서유설경의) 서쪽으로 나가 경적의 뜻을 유세하자,

     諸儒莫能爭(제유막능쟁) 수많은 유학자들 아무도 견줄 이 없었다네.

     居然紐相印(거연뉴상인) 뜻밖에도 재상의 안장까지 꿰어 차니,

     赫然志氣盈(혁연지기영) 놀랍게도 굳은 의지 당당한 기세 충만하였네.

     借問致此何(차문치차하) 묻노니,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라섰겠는가,

     立志由堅貞(입지유견정) 그것은 입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라네,

     吾聞儒者道(오문유자도) 내가 듣기에 유생의 도라는 것을,

     學古貴能行(학고귀능행) 옛 것을 배워 실천하길 귀하게 여기는 것이었네.

     此公寧有是(차공영유시) 이 사람이 어찌 이런 것에 마음을 두었겠나?

     所望公與卿(소망공여경) 공경의 작위를 소망했기 때문이라네.

     縱或得此願(종혹득차원) 이러한 소원 비록 이루기는 했지만,

     旋被人譏評(선피인기평) 머지않아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네.

     虛費一生力(허비일생력) 일생의 공력 모조리 허비해 버리고,

     僅取爲匡衡(근취위광형) 겨우 얻어낸 것이 일개 서민신분 광형 이었네.

     若士有奇操(약사유기조) 만약 선비로서 비범한 지조가 있다면,

     慕道存深誠(모도존심성) 성인의 도를 사모하고 깊은 정성을 지녀야 하는 것을.

     但得心中趣(단득심중취) 오로지 마음속에 이런 의취 깨우칠 수만 있다면,

     不願世上名(불원세상명) 세상에 이름 드러내기 원하지 않으리.

     閉戶終不出(폐호종불출) 문 걸어 잠그고 평생 벼슬살이 안한 탓에,

     雖貧亦爲榮(수빈역위영) 성령 빈곤해질지라도 영광으로 여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