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齋居有懷 錄呈靑城道契權章仲 好文
(재거유회 녹정청성도계권장중 호문)
한거 중에 감회가 생겨, 청성산에 은거하는 교분이 두터운 벗인 장중 권호문에게 써서 드리다
細雨孤村暮(세우고촌모) 가랑비 내리는 외딴 촌락에 날 저물자,
寒江落木秋(한강낙목추) 싸늘한 강변은 낙엽 지는 가을이 구료.
壁重嵐翠積(벽중람취적) 바위절벽 첩첩이 푸른 이내 자욱하데,
天遠鴈聲流(천원안성류) 하늘 멀리서 기러기 소리 들려오는구료.
學道無全力(학도무전력) 도학을 배웠어도 전력을 다하지 못해,
臨歧有晩愁(임기유만수) 갈림길에 서서 뒤늦은 수심에 잠겼소.
都將經濟業(도장경제업) 도성에서 경세제민 업무 수행하다가,
歸卧水雲陬(귀와수운추) 사직하여 물 좋고 구름고운 고향에 은거하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