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寄李進士仲陽問興國寺遺跡幷序, 기이진사중양문흥국사유적병서
진사進仕 이중양李仲陽에게 서신을 보내어 흥국사興國寺 유적에 대해서묻
다. 서문을 병기함
龍宮大竹里越邊有古寺。村氓每稱欣谷寺。余偶見鄭圃隱集。有送安東李就書記詩云。昔日讀書興國寺。時時夜夢到靑山。舊交最憶堂頭老。爲我乘閒一往還。盖欣谷與興國聲相近。故誤稱而人不能辨也。余傷其先賢遺跡。湮沒於百年。李進士仲陽江舍。與相對。故以詩問之。
용궁현龍宮縣 대죽리大竹里 건너편에 오래된 절이 한 채 있었는데, 그 곳 향촌백성들은 저마다 그 절을 흔곡사欣谷寺라고 했다. 나는 우연히 정몽주鄭夢周 선생의 포은집圃隱集을 보게 되었는데, 문집 속에 「안동으로 부임하는 이취李就 서기를 전송하면서送安東李就書記」라는 시가 수록되어 있었다. 그 시에서 읊기를:
그 옛날 흥국사에서 공부할 적에는,
종종 밤이면 꿈속에서도 청산에 올랐 다네.
옛 친구 생각 간절하니 주지스님일세,
날 위해 틈을 내서 한번 다녀가시구려.
라고 한 구절이 있다. 아마도 ‘흔곡欣谷’과 ‘흥국興國’은 소리가 비슷했던 까닭에, 잘못 말하여 사람들이 분별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선현先賢의 유적이 백년이나 묻혀 있었다는 사실이 슬펐다. 이중양李仲陽 진사進士가 기거하는 강변의 집과는 맞은편에 위치하기에, 시를 지어서 그 유적에 대해서 물었다.
聞道高居對興國(문도고거대흥국) 듣자 하니 귀댁 맞은편이 흥국사라던데,
昔賢遺躅問如何(석현유촉문여하) 옛 선현의 유적상황 여쭙건대 어떠하오?
梅花折得無人寄(매화절득무인기) 매화 가지 꺾어본들 보내서 받을 사람도 없는데,
十里春江漲綠波(십리춘강창록파) 십리에 걸친 춘강春江에 푸른 물결 거세졌겠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