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四月二日大風 사월이일대풍
사월 초이튿날 거센 바람이 불어서
終日顚風勢吐呑(종일전풍세토탄) 온종일 거센 바람 불다 멎다 반복하는데,
小軒危坐到黃昏(소헌위좌도황혼) 황혼녘까지 작은 서재書齋에 정좌正坐하고 앉아 있네.
竆途更切君親戀(궁도갱절군친연) 곤궁해지자 군왕과 양친에 대한 그리움 더 간절해짐은,
死草猶含雨露恩(사초유함우로은) 우거진 초목이 우로 雨露의 은택 머금는 것과 같다네.
鄭五經綸眞自笑(정오경륜진자소) 정오鄭五의 경륜은 사실 절로 웃음 짓게 하나,
陳三孤介竟誰論(진삼고개경수론) 진삼陳三의 굳은 지조는 도대체 누가 논평할꼬 ?
無端賈傅傷時淚(무단가부상시루) 까닭 없이 죄인 된 가부賈傅는 시국 時局을 슬퍼하며 울었으나,
獨向靑霄灑暮雲(독향청소쇄모운) 황혼 녘 구름 걷힌 푸른 하늘은 유난히 아름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