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再蒙召旨 又以病不赴 재몽소지 우이병불부
다시 오라고 하는 소환성지召喚聖旨가 있었으나 와병臥病중이라 가지 못하면서
殘衲心情病鶴容(잔납심정병학용) 심정은 해진 장삼 걸친 중이요, 몰골은 병든 학이라,
難將白髮犯秋風(난장백발범추풍) 백발 늙은이는 추풍을 쐬기도 쉽지 않네.
空慚聖主推恩厚(공참성주추은후) 성군聖君께 괜히 송구한 것은 베푸신 은혜 두터워서지만,
未信孤臣賦命竆(미신고신부명궁) 이 고루한 신하 아직 천명 다 했다고 믿진 않네.
天末有雲長向北(천말유운장향북) 하늘에는 멀리 북으로 흘러가는 구름도 있지만,
世間無水不流東(세간무수불류동) 지상에는 동쪽이라고 흘러가지 못하는 강물이 없다네.
神京正在千峯外(신경정재천봉외) 경성京城은 바로 수많은 산봉우리 밖에 있는데,
碧水丹霞望眼中(벽수단하망안중) 푸른 강물 붉은 노을은 한 눈 안에 들어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