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安陰次韻來 又用其韻寄之 안음차운래 우용기운기지
안음安陰 김윤명金允明이 차운次韻한 시를 보내 왔는데, 내가 다시 그 시를
차운하여 부치다.
其一
堪笑竆村兩秃翁(감소궁촌양독옹) 실소失笑도 견뎌내는 궁벽한 촌락의 두 늙은이,
三春竹樂與誰同(삼춘죽락여수동) 봄철 석 달의 행락을 뉘와 함께 즐길꼬!
相思斗覺年華晩(상사두각년화만) 그리워하다 홀연 깨달았으나 절후가 이미 늦었나니,
落盡山花夜雨中(낙진산화야우중) 산에 핀 꽃은 다 져버리고 밤비가 내리는 중일세.
其二
倦飛孤鳥自知還(권비고조자지환) 날다 지쳐 외따로 떨어진 새도 전부터 사귀던 새떼한테 돌아오는데,
浮世逢人少好顏(부세봉인소호안) 덧없는 은거처에는 사람 만나도 반가워하는 안색 적었네.
賴有前村亦樂子(뢰유전촌역락자) 다행히 앞마을에 ‘역락자亦樂子’가 살고 있어,
一盃相屬對靑山(일배상속대청산) 한 잔의 술 서로 권하며 청산을 바라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