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次金士悅韻 庚子 차김사열운 경자
김사열 시에 차운하여
薄暮山雲起(박모산운기) 황혼이 깃들면서 산 위에 구름 일더니,
中宵水月明(중소수월명) 밤중이 되자 강물에 비친 달이 밝으네.
一軒高枕卧(일헌고침와) 홀로 집에서 베개를 높이 하고 누웠는데,
萬竹受風淸(만죽수풍청) 대숲에 스쳐가는 바람소리 청량하네.
落落悲前計(낙락비전계) 뜨문뜨문 예전의 (실패했던) 계책을 비통해 하며,
悠悠念此生(유유념차생) 자꾸자꾸 (바뀌어진) 지금의 이 세상 생각하네.
非無三寸舌(비무삼촌설) 세 치의 혀가 없는 것도 아니었건만,
還愧事縱橫(환괴사종횡) (재직 시에) 직권을 마음대로 행사한 게 아직도 부끄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