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再過梅湖。錄寄權景安(재과매호 록기권경안)
다시 매호를 들렀다가 권경안에게 써서 부치다.
夙昔淹吾駕(숙석엄오가) 지난밤에 내가 좀 오래 수레를 몰았기에,
情朋邂逅餘(정붕해후여) 정다운 벗과 해우할 여유가 생겼다네.
亭臺憐竹樹(정대연죽수) 정자 주변 대숲을 어여삐 여겨서,
日月間音書(일월간음서) 생활 속에 틈을 내어 소식을 보내네.
簿領神方倦(부령신방권) 관청장부 기록은 신기한 약방문을 쓰는 것 같아 고달프지만,
經過興未疎(경과흥미소) 세월이 흘러가도 흥취는 줄어들지 않는다네.
懸知建業水(현지건업수) 건업의 물맛은 멀리서도 알 수 있으니,
絶勝武昌魚(절승무창어) 무창의 물고기 맛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